오대산 선재길의 단풍 (월정사 전나무숲길)

오대산 선재길의 단풍 (월정사 전나무숲길)

오대산의 전나무 숲길과 선재길을 걷고 왔습니다. 오대산은 처음으로 발을 내딛는 곳이여서 

기억에 오래남는 그런 여행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지난 10월의 경우에는 강원도를 한달 사이에 3번을 다녀왔는데, 설악산과 강릉, 그리고 오대산이였습니다. 

그러한 여행의 모든 일정중에 오대산의 선재길이 저의 마음을 훔쳐가 버렸습니다. 

월정사의 일주문입니다. 이 곳부터가 전나무 숲길의 시작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월정사는 입장료와 주차료가 부과되는데 입장료는 성인 기준 3천원이고 

주차비는 1일 주차 4~5천원(경차는 할인받습니다.) 정도로 보시면 됩니다.

최근 걸었던 숲길이 8월의 미래사의 편백나무길이 있었는데 전나무 숲도 그 특유의 향과 멋이 있는 곳이였습니다. 

평균 수령이 100년에 가까운 나무들과 최고 300년의 수령을 가진 전나무들이 이루어 놓은 숲길은 

쭉쭉 뻗은 나무의 기상과 숲의 기운을 잔뜩 머금은 그런 곳입니다. 

실제로 이 곳은 12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하였습니다. 

다만, 이 전국대회가 매년 이루어지고 있는데 역대 수상작을 보자면 일반적인 관람객의 기준으로는 이해되지 못하는 곳들도 꽤 있습니다. 

그러나 그 활동의 의미들에 대해서는 크게 의견은 없습니다. 

[통영 여행] 편백나무 향에 취하는 통영의 미래사

 

월정사는 오대성지로도 불리웁니다. 오대산의 어원이 전설과도 같은 그런 내용인데 이 부분은 별도로 짧게 포스팅해도록 하겠습니다. 

우측의 사진은 2006년에 쓰러진 과거 최고령 전나무였습니다. 약 600년으로 추정되니 조선 초부터 이 땅에 뿌리를 박고 그 긴 시간동안 오대산을

지키고 살아간 나무입니다. 밑둥은 텅 비어 있고 갈라진 나무 틈으로 사람들이 인증샷을 남깁니다. 

만약 저 혼자간 여행이였다고 하면 인증샷도 없겠지만 동행이 있어서 한장 남겼습니다 ^^

갈림길입니다. 월정사를 들리고 가느냐 아니면 그냥 지나치고 선재길을 통해서 상원사를 가느냐의 차이입니다.

특별히 바쁜 일이 없다면 월정사를 들려서 나와도 다시 선재로 접어들 수 있습니다. 

제가 다녀온 한글날은 태풍이 막 지나간 다음 날이였기 때문에 날씨가 너무 쾌청하였습니다. 그런데 물은 조금 불었던 것일까요?

이렇게 큰 돌들이 아닌 일부 징검다리중에 작은 돌들은 물에 약간 잠겨있어서 일반 신발을 신었다면 젖을 뻔 했습니다. 

카메라가 물에 빠질까 콩닥거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한걸음씩 조심스레 건너봅니다. 

이 날에 찍은 사진중에 몇 장이 마음에 드는데 이 사진도 그러한 사진중에 하나입니다. 

저는 사진에 해가 들어가고 플레어가 생기는게 좋습니다. 그래도 다들 그러지는 않으니 후드는 사용합니다. 우연히 찍을뿐이지요.

섶다리입니다. 일종의 선재길에서 관광 포인트인데 저는 그다지 크게 느낌이 오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저 섶다리를 걸어서

건너보지 못해서였을까요? 다음에 오대산의 오대성지(암자)들을 돌아볼 계기가 있다면 이 곳도 잠깐 다시 건너가보고 싶습니다. 

 

선재길을 걷다보면 뜬금없이 오대산장이 나옵니다. 지친 몸을 잠깐 의자에 던져두고 따뜻하고 

향기로운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것도 꽤나 매력적일것 같습니다 ^^

선재길의 일부 구간에는 데크 공사가 진행중이였는데 아마 이제는 다 마무리 되었으리라 생각됩니다. 공사하셔도 걷는데는 전혀 문제 없었습니다. 

이 날의 가장 좋았던 것은 햇살 그 자체였습니다. 곳곳에 붉고 노란 옷을 입은 잎을 햇살이 비춰주니 

그 날의 그 곳은 내가 살던 그런 세상이 아니였던 것만 같습니다. 이러한 개안을 하고 돌아오니 요즘 출근길 아침햇살에 

비춰지는 집 앞의 단풍들마저 이뻐보이기 시작합니다. 

 

 

월정사 일주문에서 출발한 시간이 오전 10시 30분이고 상원사까지 돌아보고 내려온 시간이 오후 5시 15분입니다. 

그러므로 총 7시간 가량이 소모되었는데 여기서의 변수는 중간에 점심을 먹었다는 것과 사진을 찍는데 소비한 시간입니다.

저도 약 천여장의 사진을 찍었고 동행한 분들 모두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걸으시는 분들은 제가 다녀온 일정보다 훨씬 빠르게 일정이 마무리되실 수 있을것으로 예상됩니다. 

선재길을 걷다가 힘드시면 차량이 다니는 다소 넓직한 도로로 건너가는 다리들이 곳곳에 있으니 난이도는 높은 편이 아닙니다. 

더군다나 크게 오르막 내리막이 없어서 더 편했던것 같습니다. 다만 비온 다음 날의 징검다리는 

물에 다소 잠기는 것으로 보이니 여분의 양말을 하나 정도는 챙겨도 좋을 것 같습니다.